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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일상

태안을 다녀오다..(080112)

by 희야~♡ 2008.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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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태안에 다녀왔습니다.

한번 나도 가야지 라는 생각만 하다가 친구가 가자는 말에 선뜻....

주위에서는 왜 사서 고생이냐, 왜 돈내고 가서 고생이냐라고 머라하는 친구나 동료들도 있었지만...

그냥.. 전 한번 제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습니다.

나눔문화라는 박노해 시인과 함께하는 단체에서 주관하여 떠나며

그곳에서 식사를 제공하거나 할 수 없기 때문에 각자 개인적으로 식사나 준비물을 챙겨서 가야했습니다.

식사는 가서 식당에서 단체로 먹기로 하고 점심은 그곳 밥차에서 간단히 국과 밥을 말아 해결~ 그래도 맛나더군요^^

금요일 회사 동료의 송별회 겸 환영식을 한다고 나름 술을 먹어주었던 관계로 새벽에 택시를 타고 집결장소로 향했습니다 ;;

(기름을 아끼려면 택시도 자제해야하는데 이런 나쁜...ㅠㅠ)

7시 10분 강남역에 집결하여 10시반경 태안 구름포에 도착하였습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살~~살 기름냄새가 퍼저오더군요 ㅡ.,ㅡ

간단히 국밥을 먹고 작업지로 향하기로 하였습니다 .

약 4시경이 되면 물이 들어오니까 갔다가 다시 버스지로 밥먹으로 나오고 이러다보면 실질적 작업시간이 얼마 되지 않아서 그렇게 한다는군요.

국밥을 먹고 준비된 방제복과 장화, 고무장갑, 마스크로 단단히 준비를 하고 시작하였습니다.

제가 처음에 시작한 곳은 그리 심하지 않은 곳이었습다.

바위의 벽면에 기름이 붙은 정도... (물론 그것도 심각하지만 나중에 본것을 생각하면...)

천으로 닦아도 닦아도 본래의 바위의 모습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게 닦인것인가 싶을 정도로.... 닦아도 까~~맣게 스며든 기름은 어찌할 수 없나봅니다. 해도해도 티가 안나는 바위를 보며 가슴만 아파오고 속만 답답해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이곳보다는 다른곳으로 가자는 나눔문화 연구원님의 말씀에 이동한곳.... 함꼐 내려온 분들이 거의 다 거기 모여계셨나봅니다.

그곳은 전체가 다 까맣습니다. 바위 자체가 시커먼 돌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본래의 자갈의 색깔을 나타내는 돌이 하나도 없었더랬씁니다. 이런 기막힌.....

이 아저씨의 발 부근의 바위 보이시죠? 이게 원래는 살색 바위입니다. 근데이게 다 기름을 먹은거죠...

저런 바위를 들어보면 모래와 함께 기름이 흥건히 고여있습니다.

숟가락으로 떠와서 집에서 난방을 해도 될 정도로... 천을 3장을 써도 4장을 써도.... 기름기가 없어지지 않습니다.

저런 바위를 문질르고 또 문질르고.... 다들 너무 열심히 일해주셨습니다.

내가 부끄러울 정도로...

난 어지럽다 속 울렁거린다 투덜거리며 제대로 일하지 않은 것 같아 너무 같이간 분들께 죄송스럽습니다. ㅠㅠ

어떤 분이 그러셨더군요... 몇시간을 닦아도 채 한평을 다 못닦고 온것 같다고..

한평..얼마 안되는 공간이라고 생각되는데 닦아도 닦아도 줄지 않는 태안 기름밭에서는 30평 보다 더 넓게 느껴지기만 합니다.

이 기름이 보이시나요?? 그냥 두면 없어지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일일이 사람의 손으로 저 기름을 다 닦아주어야하는데

뉴스에서는 막바지 방제작업 이러며 떠들어대고 있내요... 막바지?? 개뿔....어림도 없습니다.

100만명이 다녀갔다지만 아직 턱없이 모자란 손길 같네요.... 다음데 다시한번 가봐야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어린 꼬마아이도... 바다야 미안해라며 조그마한 손을 놀리며 열심히 닦았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이 아이가 부모님께 가자고 하여 부모님과 함께 왔더군요. 아~ 이쁘고 너무 안아주고 싶습니다.

저 아이가 자기의 몸의 2배가 되는 방제복을 입고 걸어다니는데.... 아이가 힘들진 않을까 걱정은 되지만....기특한 모습에

그 모습을 보면 절로 나도 열심히 해야할 것 같아 손에 힘이 들어가더군요.

올라오는 길에 나눔문화 대학생들이 얼마전 자살한 어민의 빈소에 찾아갔다왔었다고 합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번 사태의 피해로 제시한 보상금액이 얼마인지 아십니까....

고작 100만원이라고 합니다. 올해의 굴양식은 물론 앞으로도 어찌될지 모르는데 가족들 한달 생계비도 안되는 100만원이라니요....

정말 울화가 치밀어서...아예 준다는 소리를 하지 말던가요....

슬슬 흐지부지 해가는 태안사태... 앞으로 또 어떤식으로 나올지 암담합니다....

저 기름이라도 다 걷어주면 좋으련만....

돌아온 이후에도 계속 그곳의 기름냄새와 땀흘려 일하는 손길의 모습이 떠나질 않습니다.

가슴속 깊이 새기고 온듯 합니다....

사진 : http://www.nanum.com/

자원봉사 신청 : 태안군청 http://www.taean.go.kr/041-670-2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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